바로 며칠 전에
로레알이
바디샵을 인수했다는 얘기를 들었다. 3월에 있었던 일인데 이제야 알게 된 것이다. 고3때 hp가 컴팩을 인수한 사실을 한 달 정도 뒤에 알았던 것보다 심하다. 아. 순간 바보가 된 느낌이랄까. 이 글을 쓰기 전에 갖고 있던 바디샵의 애뉴얼리포트를 열어봤다. 지난 1년간의 경영성과를 소개하는 한 귀퉁이에 로레알 그룹의 일원이 되었다는 얘기가 나와 있었다. 더 바보가 된 느낌이었다-_- 어쨌건.
바디샵은 동물실험 반대와 자원재활용을 통한 환경보호가 핵심 정책이다. 로레알은 전혀 그렇지 않다. 극과 극의 결합. 그린피스가 핵잠수함을 탄 격이다. 그래서
바디샵 제품 불매운동에 돌입한 사람들도 있더라. 로레알의 19개 브랜드 가운데 하나인 바디샵이라, 이건 마치 비슷한 컨셉의 AVEDA가 에스티로더의 브랜드인 걸 알았을 때 느꼈던 배신감과 비슷하다. 아베다만 환경을 생각하면 뭐하냐, 에스티로더의 다른 17개 브랜드들은 전혀 그렇지 않은데. 에스티로더 전기(에스티로더의 창업자가 Mrs. Lauder다.)를 읽은 적이 있는데, 샘플을 뿌려서 성공했다는 얘기만 나오지 그 샘플 용기를 수거했는지 여부는 나오지 않는다.(바디샵은 다 쓴 용기를 매장에 가져가면 새 제품을 할인해주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할인은 안 해주고 가끔 수거 이벤트를 했다.)
여기서 우리가 얻을 수 있는 교훈은 무엇일까. 첫째, 군대가면 바보된다. 둘째,
각각의 브랜드 뒤에 기업브랜드가 버티고 서 있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그래서 P&G가 팬틴 헤드앤숄더 위스퍼 비달사순 따위가 P&G의 브랜드라는 사실을 명확히 알리기 시작했고, UCB 시슬리 플레이라이프 킬러루프를 소유한 베네통은 그 브랜드들의 가치를 높이기 위해 기업이미지 광고를 해 오고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가장 중요한 것은 바디샵 멤버쉽카드로 꼬박꼬박 포인트를 모아 온 내가 바디샵을 계속 애용할지 여부다. 로레알에 대한 이미지가 판단을 좌우할 텐데 이제까지 나쁘지는 않았으나 얼마 전에 로레알 Men Expert 스크럽을 쓰고 얼굴에 트러블이 잔뜩 일어났다. 완전 배신당했다는 얘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