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서점들이 죽겠다고 난리다. 도서정가제 논란은 언제까지 물고 늘어질지 모르겠다. 자살한 책방 주인도 있었던가?
일단 내 생각의 기저를 말하자면, 시대는 변하고 변하는 시대를 못 따라가는 것들은 가치가 없다는 것이다. 지역감정 우려먹는 정치인이 은퇴해야 하는 것과 같은 이치다. 음반회사들도 마찬가지지 뭐
동네서점이 망해가는 건 당연한 이치다. 같은 상품이라면 싸게 사는 게 상식적인 소비자가 할 일이다. 같은 값이라면 더 좋은 환경과 경험을 제공하는 곳에서 사는 게 당연하다. 그래서 사람들이 인터넷서점에 가고, 교보문고에 가는거다. 그런 시장의 변화를 거스르고 그냥 늘상 하던대로 앉아 있다가 책 안 팔린다고 아우성대는 건 도저히 이해가 안 간다
요즘 동네서점에 가 보면, 일단 참고서들이 잔뜩 있고, 베스트셀러가 아닌 책 찾기가 불편하고, 주인들이 불친절하기도 하고, 신용카드를 안 받기도 하고, 좀 읽을라치면 눈치줘서 쫓아내고. 극단적이라고? 그렇담 동네서점 다 망한다는 주장도 극단적인 거지
그러니까 동네서점들은 스스로 살 길을 모색해야 한다 이런거다. 책을 앉아서 볼 수 있게도 하고 차도 파는 북카페를 만들든가 주변지역에 주문 즉시 배송해주는 서비스를 하든가 친절한 태도와 풍성한 지식으로 좋은 책을 골라주는 북마스터 제도를 운영하든가 하면 될 거 아닌가. 수요는 있지만 대형서점과 인터넷서점이 하지 못하는 서비스를 해야 사람들이 찾을 것 아닌가. 실제로 뉴욕이던가 그렇게 되살아난 동네서점이 있다
책도 하나의 상품일 뿐인데 바보 만드는 공교육에 기생하는 참고서나 파는 사람들이 책은 문화상품이니 어쩌니 하는 꼴도 참 볼성사납다. 책이 문화상품이 맞긴 맞는데 참고서는 아니거든요. 멀티플렉스랑 VOD서비스가 늘어난다고 해서 동네 DVD방이 죽어가고 있지 않거든요.
안타까워서 하는 얘깁니다. 우리학교 앞 풀무질에도 사람이 없는데 교보문고 영풍문고 반디앤루니스 리브로는 늘어만 가죠. 그런 대형서점에서 사재기 좀 하면 바로 베스트셀러가 되어 버리죠. 어차피 할인해서 팔 것이니까 출판사에서 책값을 정할때부터 그만큼 비싸게 정하죠. 이 아이러니를 해결할 수 있는 게 동네서점밖에 없거든요. 규모가 작으니 정면으로 경쟁 못합니다. 그러면 틈새를 노려야죠. 담벼락을 주먹으로 때리면 내 주먹만 아프죠. 하지만 금이 간 곳을 송곳으로 계속 파내면 곧 무너집니다. 동네서점들이 자세를 바꾸면 소비자들이 돌아옵니다. 그러면 사재기 아무 소용 없습니다. 제값 받고 팔게 되면 출판사들도 정신 차리겠죠. 그러면 인터넷서점들은 뭐 더 싸게 팔든지 모바일북을 팔든지 알아서 하겠죠
말이 나온 김에 도서정가제 얘기도 해볼까요. 책도 상품인만큼 덤핑이 아니라면 싸게 팔 수 있습니다. 옛날에 문화상품은 예외라고 대형서점이나 출판사들에서 그랬는데, 그렇다면 영화 조조할인도 문제가 있고 연극을 싸게 볼 수 있는 사랑티켓도 문제가 있죠. 아무도 조조할인가지고 뭐라 안 하는데 왜 책만 문제가 될까요. 시공사같은 출판사가 떵떵거리며 있는 걸 보면 알 수 있죠. 몇 해 전에 김영사 사장이 그러길 아마존은 곧 망한다고 했어요. 한창 도서정가제가 논란이었을 때 인터넷서점의 정상적인 비즈니스를 방해하던 게 그들이죠. 열린책들의 미스터노우같은 훌륭한 시리즈가 있는 반면, 두세권 짜리로 멀쩡히 잘 팔던 것은 10권짜리로 만들어서 폭리를 취하는 이들도 있죠. 진정 망해야 할 것은 그들이지 동네서점이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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