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01/07 23:56
금요일엔 한겨레를
이 글의 갈래 : 꾸밈없이 이 글의 태그 : 금요일, 한겨레한겨레를 처음 만난 건 초등학교 때. 그 땐 단지 순한글 신문이라는 것밖에 몰랐지만. 17살 때, 한겨레에 처음으로 글을 썼다. 제목은 없었다. 그냥 내가 당시 인터넷에서 글 쓰던 스타일로 썼다. 그랬더니 '사이버랩'이라는 이름을 붙여주더라. 두 번째로 글을 쓴 건 스무살 때. 그 땐 '돈 벌기와 공부하기'라는 제목이었다. 이제 고등학교를 졸업해서 주식시장이 열리는 시간에 자유롭게 됐으니 경제공부도 할 겸 주식투자를 하겠다는 내용이었다. 그 때도 신문을 본 다른 사람들이 알려줘서 읽게 된 부모님은 "주가조작을 하겠다는 거냐. 공부나 해라"라며 어이없는 논리로 날 혼냈다. 그리고 정기구독도 했다. 좀 보탬이 될까 해서. 그런데 제대로 읽은 적은 거의 없고(대부분 인터넷으로 봤다) 구독료도 내가 내려고 했는데 처음 석 달은 공짜라길래 잊고 있다가 엄마가 다 내버렸다
그러다가 다시 만난 게 몇달 전. 제2의 창간. 다른 건 몰라도 바탕 글꼴만은 혁신 그 자체였다. 일간지에 탈네모꼴이 쓰이다니. 처음엔 좀 어색했던 한겨레결체는 이제 많이 익숙해졌고 PC용 글꼴도 공개해서 잘 쓰고 있다. 한겨레 특유의 맛깔스러운 문장도 되살아난 것 같다. APEC을 아펙이라고 쓰는 건 아직도 좀 생각해야 머리에 들어오지만 한겨레에서만 볼 수 있는 '바람직한' 문장들(일본어투나 번역투가 아닌 걸 뜻한다). 참 사랑스럽다. 새해 들어서는 로고도 예쁘게 바꿨다. 칙칙한 초록색을 버리고 말이다
국방부에서는 아침마다 신문 가판이 열린다. 500원만 있으면 보고 싶은 신문을 골라 볼 수 있다. 보통 경향, 서울, 한경, 매경, 한겨레 가운데 1면을 보고 고르는데 금요일엔 무조건 한겨레다. '책, 지성 섹션'이라는 18.0도 때문이다. 흔히 볼 수 있는 새책 소개 섹션이 아니다. 쉽게 접할 수 없는 에세이들, 각 분야 전문가들의 추천, 출판사 편집자의 '자기가 펴낸' 아까운 책 소개. 그래서 18.0도는 특별하다. 18.0도는 두뇌 활동 최적 온도란다. 담론과 책과 에세이의 세계란다.
그런데 참 가슴아픈 건 요즘 한겨레를 보면 자사 광고가 상당히 많다는 것이다. 밖에서 광고가 들어오지 않으니 남는 지면을 안에서 충당할 수밖에 없을 터. 내가 1주일에 몇백원씩 투자하는 것으로는 많이 모자란가보다
인터넷으로 읽는 게 편하고 빠르긴 하지만 1주일에 하루 쯤은 종이 신문을 보는 게 어떨까. 도올도 문화일보 기자를 하던 시절 이렇게 얘기했다. (정확히 기억은 안 난다만) 인터넷으로 자기가 쓴 글만 보지 말고 종이신문에 편집이 어떻게 됐느냐도 봐 달라고. 금요일의 한겨레는 충분히 그럴 만한 가치가 있다
그러다가 다시 만난 게 몇달 전. 제2의 창간. 다른 건 몰라도 바탕 글꼴만은 혁신 그 자체였다. 일간지에 탈네모꼴이 쓰이다니. 처음엔 좀 어색했던 한겨레결체는 이제 많이 익숙해졌고 PC용 글꼴도 공개해서 잘 쓰고 있다. 한겨레 특유의 맛깔스러운 문장도 되살아난 것 같다. APEC을 아펙이라고 쓰는 건 아직도 좀 생각해야 머리에 들어오지만 한겨레에서만 볼 수 있는 '바람직한' 문장들(일본어투나 번역투가 아닌 걸 뜻한다). 참 사랑스럽다. 새해 들어서는 로고도 예쁘게 바꿨다. 칙칙한 초록색을 버리고 말이다
국방부에서는 아침마다 신문 가판이 열린다. 500원만 있으면 보고 싶은 신문을 골라 볼 수 있다. 보통 경향, 서울, 한경, 매경, 한겨레 가운데 1면을 보고 고르는데 금요일엔 무조건 한겨레다. '책, 지성 섹션'이라는 18.0도 때문이다. 흔히 볼 수 있는 새책 소개 섹션이 아니다. 쉽게 접할 수 없는 에세이들, 각 분야 전문가들의 추천, 출판사 편집자의 '자기가 펴낸' 아까운 책 소개. 그래서 18.0도는 특별하다. 18.0도는 두뇌 활동 최적 온도란다. 담론과 책과 에세이의 세계란다.
그런데 참 가슴아픈 건 요즘 한겨레를 보면 자사 광고가 상당히 많다는 것이다. 밖에서 광고가 들어오지 않으니 남는 지면을 안에서 충당할 수밖에 없을 터. 내가 1주일에 몇백원씩 투자하는 것으로는 많이 모자란가보다
인터넷으로 읽는 게 편하고 빠르긴 하지만 1주일에 하루 쯤은 종이 신문을 보는 게 어떨까. 도올도 문화일보 기자를 하던 시절 이렇게 얘기했다. (정확히 기억은 안 난다만) 인터넷으로 자기가 쓴 글만 보지 말고 종이신문에 편집이 어떻게 됐느냐도 봐 달라고. 금요일의 한겨레는 충분히 그럴 만한 가치가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