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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나의 경계에 해당되는 글 6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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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 쓴 날짜 :
2008/03/29 20:08

세상을 바꾸려면 뛰어들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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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바꾸기 위해 무언가 하고 싶다면 생각만 하지 말아라. 뛰어들어라. 현실적으로 모든 것을 고려하면 아무것도 할 수 없다. 갚아야 할 대출금이 있고, 가족의 의견도 들어야 하고, 계획도 짜야할 것 같다. 이런걸 하지 말라는 것이 아니다. 다만 그런 것에 너무 많은 시간을 할애하지 말라는 이야기다. 당신을 응원하는 사람이 매우 적을지도 모른다. 그런 것에 너무 신경을 쓰다 보면 결국 당신은 아무것도 하지 못할 것이다 - 히말라야 도서관, p246

예전에는 P&G 같은 기업을 만들고 싶었다. 하지만 오늘부터는 Room to Read 같은 기업을 만들고 싶다. 히말라야 도서관의 후반부는 거의 울면서 읽었다. 정말 멋지고 감동적이다

히말라야 도서관 - 존 우드 지음, 이명혜 옮김/세종서적
2008/03/29 20:08 2008/03/29 20:08

여울바람

2008/03/29 21:08
기업에 대한 '꿈'이 있는,
그게 무척이나 멋있는
펭도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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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 쓴 날짜 :
2006/12/02 12:40

펭귄같은 동물이 또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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펭귄의 우울 (안드레이 쿠르코프 지음, 이나미.이영준 옮김)
구소련 해체 이후, 가장 뚜렷하게 서구인들에게 현대 러시아문학을 각인시킨 작가로 꼽히는 '안드레이 쿠르코프'의 대표작. 간명하고 속도감 있는 문체로 부조리한 현실을 풍자하는 소설이다. 작품의 배경은 소비에트 붕괴 후의 혼란한 사회. 무표정한 얼굴, 뒤뚱뒤뚱 우스꽝스럽게 걷는 애완동물 펭귄은 현실에 적응하지 못한 채 살아가야 하는 일반적인 소시민의 우울한 일상을 대변한다.

세상에 펭귄같은 동물은 드물다. 분명히 조류이지만 뜬금없이 수족관에 갇혀 있기도 하고 TV광고며 영화, 소설에 종종 출연하기도 한다. 치타나 얼룩말, 공작 같은 동물들은 패션디자이너들이 영감을 얻는 대상이지만 연미복의 탄생은 펭귄과는 상관없다. 파스(제일파프), 모니터(삼성SDI), 노트북(소니 바이오), 호빵(삼립호빵), 공익광고(줄서기)에 이르기까지 광고계는 평정한지 오래다. 그런가 하면 자기 이름이 곧 제목인 영화가 있는 동물이 얼마나 될까. "코끼리"라는 영화는 없지만 "펭귄"이라는 영화는 있다. 세상에 이름을 떨친 노래 중에 아직 펭귄이 없는 게 아쉽지만 곧 등장하리라 본다. 하긴 노래 하나 없다고 펭귄의 명성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는다. 세상에서 가장 멋진 출판사가 바로 Penguin Books 아닌가!

배트맨에서의 펭귄은 음흉한 악당이었다. 하지만 펭킹 라이킹과 뽀롱뽀롱 뽀로로에서는 어린이들의 친구로 등장한다. 아아 펭귄의 본모습은 무엇일까. 그 이름부터가 도도하고 거만한 황제펭귄과 임금펭귄, 그리고 개구쟁이 장난꾸러기들인 자카스펭귄의 차이처럼 우리가 펭귄을 바라보는 시선도 양 극단에 자리잡고 있다. 하지만 [펭귄의 우울]은 사뭇 다른 시선이다. 제목이 암시하듯 우울증 걸린 펭귄이 주인공이다. 아니 그래 펭귄이 우울증에 걸릴 수는 있다고 치자. 그렇다면 우울증에 걸렸다는 건 대체 어떻게 알았단 말인가. 그것은 바로 우울한 펭귄 미샤가 집에서 키우는 애완펭귄이기 때문이다

동물원에 돈이 떨어져서 동물들을 팔았다. 키가 1m 정도 되는 펭귄을 분양받은 빅토르는 물고기를 사다 미샤를 먹인다. 미샤는 민물고기는 안 먹는다. 욕조에 찬물을 받아놓으면 물장구를 친다. 뒤뚱뒤뚱 걸어와서 주인에게 안기는 걸 좋아한다.(귀여워라!) 가끔 밤새 서 있기도 한다. 소설가인 빅토르는 신문에 유명인사들의 조문을 쓰게 되는데 죽은 다음에 쓰는 게 아니라 죽기 전에 쓴다. 미리 써 뒀다가 죽으면 신문에 실린다. 물론 여기에는 음모가 있고, 빅토르는 단지 비밀리에 고용된 글쟁이일 뿐이다. 미샤도 우연히 아르바이트를 하게 되는데, 다른 사람 장례식에 가서 가만히 서 있는 것이다. 빅토르는 글 쓰는 것보다 상당히 짭짤하다. 그러다 미샤가 아파서 병원에 가 보니 심장이식을 해야 한단다. 아니 어디 뇌사상태에 빠진 펭귄이라도 있단 말인가. 미샤한테 맞는 심장을 대체 어디서 구해? 아 여기까지만 써야겠다. 다 말해버리면 재미없지. 후속편인 [펭귄의 실종]도 곧 번역되어 나올 예정이래요. 배경은 우크라이나의 키에프

*
<펭귄의 우울>은 웹퍼가 선물해줬다. 웹퍼, 정말 재미있게 읽었어
"미샤"는 아무래도 임금펭귄 같은데 임금펭귄은 마리당 3천만원 정도 한다고 63빌딩 수족관의 펭귄 사육사가 그랬다

**
제임스본드를 무찌른 자랑스런 펭귄들 해피 피트가 12월 21일에 개봉한다. 예매하기

***
위의 펭귄 예찬들은 내가 펭귄인 것과는 아무 상관없다
2006/12/02 12:40 2006/12/02 12:40

Jerry

2006/12/02 20:33
요즘, 환경오염으로 펭귄이 양말을 신고다닌데.
오염때문에 피부병들이 생겨서 땅에 닿지 안도록 보호소에서 신긴다는.
한겨레21에 얼마전 나왔지.
'따뜻해서 아픈 나의 지구여'라는 표지와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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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밀방문자

2006/12/11 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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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스

2006/12/11 11:22
그런데 참 아이러니 한것은 환경 파괴의 주된 범인으로 다들 기업을 꼽는데요. 결국 환경 보호에 대한 대안도 기업으로 대변되는 시장에서 나온다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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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닌

2006/12/12 14:57
내가 너 보여줄라고 올렸는데,
그새 댓글을 달아 깜짝놀랐다;;
전화해!
연락 기다리고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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펭도

2006/12/24 00:56
제리/ 펭귄이 양말이라니 펭귄아 너는 새란다!!
마리/ 고마워요 ㅋ
맥스/ 흐흐
야닌/ 낼 보자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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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 쓴 날짜 :
2006/10/08 02:16

나의 서울은 대학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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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서울은 어디입니까? - 서울을 다시 짓는 건축가, 황두진의 나의 도시 이야기 (황두진 지음)
청년 건축가 황두진이 자신의 삶을 씨줄로 하고 자신의 체험한 서울의 이야기를 날줄로 엮어 쓴 이 책은 '서울에 산다는 것'에 대해 돌이켜보게 하는 에세이다. 저자는 삶의 터전이자 건축 작품의 대상이고 사고의 텍스트이기도 한 서울에 대해 씀으로써 건축가로서 사회적 발언을 펼쳐보인다.

내가 황두진이라는 건축가를 알게 된 것은 석 달 전, 미술관에 가기 위해 경복궁 옆 통의동을 지날 때였다. 마침 열린책들 사옥(지금은 시네마서비스에서 쓰고 있다)을 보게 되었고, 그 건물에 있는 '더 소설(The Social)'이라는, 출판사 사옥에 정말 어울리는 이름의 레스토랑과 마주치게 되었다. 함께 있던 친구로부터 그 건물을 황두진이 설계했다는 이야기와 함께, 그가 쓴 <당신의 서울은 어디입니까>(해냄)도 선물 받았다. 그렇게 황두진과 나의 인연은 시작되었다.

서울은 그에게 삶의 터전이다. 서울에서 태어나 서울에서 자랐고 서울에서 일하고 있다. 서울성곽의 희미한 흔적을 찾기 위해 하루 종일 걷기도 하고, 자신의 집이자 일터의 거실에서 누구나 올 수 있는 포럼을 열기도 한다. 심지어 한강에 여객선이 다니는, 수상도시 서울을 상상하기까지 한다. "태어나보니 서울이었다"지만, 서울에 대한 그의 관심과 애정은 그가 단지 건축가이기 때문일까? 몇 해 전 중국의 어느 도시를 방문했을 때 시장이 건축가 출신이라 특이한 건물만 짓는다는 설명을 듣기도 했는데, 황두진과 그 시장의 욕망은 같은 것일까? 그 관점과 규모에 있어서 둘의 욕망은 동일하다. 황두진은 물론 지금 자신이 살고 있는 통의동에 대한 깊은 애정을 내비치고 있지만 깊으면 넓어지고 넓으면 깊어진다고 했던가. 그의 시각은 통의동에 머물지 않고 서울 전체를 바라본다. 서울시장과 비슷한 고민을 한다고 겨룰 만하다.

집이 있는 곳에 제1의 동네라면 직장이 있는 곳이 제2의 동네라고 한다. 황두진은 집과 사무실이 붙어있기 때문에 제1의 동네와 제2의 동네가 통의동으로 같다. 나에겐 대학로가 그런 동네다. 아주 어렸을 적 잠깐을 빼놓고는 계속 대학로의 시작인 이화동과 끝인 혜화동 사이를 맴돌았다. 초등학교부터 고등학교까지는 물론이고, 대학교마저 대학로를 가로질러 걸어가면 금방이다. 그렇게 20여 년 동안 대학로를 걸어 다녔다. 친구들이 우스갯소리로 직장도 근처에 찾아보라고 할 정도다. 황두진은 예전에 이곳에서 전차를 탔다지만 그건 내가 태어나기도 전의 일이다. 지금은 볼 수 없는 대학로의 풍경 가운데 기억나는 게 있다면, 일요일마다 차량을 통제했던 것이다. 일요일이 되면 대학로의 도로 위에는 자동차가 지나가는 대신 휴일을 즐기려는 사람들의 발길이 닿았다. 나도 가족들과 함께 도로 한가운데 돗자리를 펴 놓고 김밥을 먹었던 기억이 있다. 그 다음 기억은 강한 최루탄 냄새인데, 90년대 말까지만 해도 학생운동이 격렬했던 터라 대학로에서는 시위가 끊이지 않았다. 중학생 때는 교실 창문 밖으로 시위대를 바라보면서 '저 사람들이 우리학교로 쳐들어오면 어떡하나'하는 황당한 생각이 들기도 했다. 그리고 2002년 월드컵 때는 대학로에서 거리응원을 하기 위해 차량을 통제했던 탓에 어릴 적 기억을 되살려볼 수 있었다.

조용하던 통의동이 긴 잠에서 깨어나려 하고 있다면, 대학로는 한동안의 일탈을 멈추고 그 본모습을 찾아가고 있다. 술집과 노래방이 즐비하던 곳에 박물관이 생기고, 북카페가 생겼다. 서울대가 관악으로 이사 가면서 이름뿐인 대학로였지만 여러 대학의 공연예술이나 디자인 캠퍼스가 생기면서 진짜 대학로가 되었다. 하지만 여전히 혜화역 에스컬레이터 지붕은 유치하기 짝이 없고, 몇 년 째 공사 중단 상태로 방치되어 있는 흉물스러운 건물도 있다. 그런 대학로를 그가 치료해줬으면 하는 게 내 바람이다.

황두진은 '당신의 서울은 어디냐'고 묻는다. 그에게 서울은 그의 호기심과 상상력이 시작되는 곳이다. 그거 서울을 궁금해 하듯 나도 대학로를 궁금해 한다. 그래서 '나의 서울은 대학로'다. 하지만 내 관심은 아직 거기까지다. 내가 대학로를 계속 알아가다 보면 그처럼 서울을 궁금해 하게 될는지도 모르겠다.
2006/10/08 02:16 2006/10/08 02:16

돼지

2006/10/08 13:53
저의 서울은 한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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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2006/10/09 21:24
저는 서울입니다 -ㅂ-)/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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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ri

2006/10/18 10:03
나의 서울은 -ㅂ-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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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희

2006/10/19 23:28
나의 서울은 신촌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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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상엽

2006/10/20 00:41
안녕하세요? 한상엽이라고 합니닷!
아쿠랑 팔콘 소개로 꼭 한번 만나보고 싶네요!!!!!ㅋㅋ
참고로 나의 서울은...인사동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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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재

2006/10/20 13:20
나의 서울은, 대학로, 창신동, 신촌, 강남, 방배동, 명륜3가동, 안암동, -_-; 난 역맛살이꼈어. 역"맛"쌀.
내 마음의 서울은 아마도 내 방.-_-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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펭도

2006/10/24 17:28
돼지/ 왜!
서울/ 그래;
마리/ 와 반가워요
세희/ 대학로 놀러오셈
한상엽/ 네 다음에 만나요 ㅋ
윤재/ 너는 영원히 명륜3가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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샘이

2006/10/24 18:51
ㅡ_-)b 어린이 대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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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밀방문자

2006/10/27 17:16
관리자만 볼 수 있는 댓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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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환

2006/10/30 10:31
펭도! 육군이었으면 -_- 이제 곧 제대일텐데ㅋㅋ 아우~.. 3개월 어떻게 더 버텨!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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펭도

2006/11/11 00:50
샘이/ 놀러간다;
맥스/ 그동안 너무 일을 벌려와서요 당분간 새로 뭔가에 동참하지는 못할 것 같아요. 하여간 언제 한번 봐요^^
진환/ 그러게 역시 너밖에 없어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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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lanor

2006/11/14 20:12
학교는 빨리 벗어나고 싶었지만, 사랑하는 대학로. 대학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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펭도

2006/11/16 15:50
엘/ 저는 어서 학교에 돌아가고 싶은 마음뿐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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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 쓴 날짜 :
2006/10/08 02:02

나는 ㄹ을 타고 흐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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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문세설 - 모국어는 내 감옥이다 (고종석 지음)
소설가이자 칼럼니스트, 에세이스트로 활발하게 활동하는 고종석의 산문집. '열림원 산문의 숲' 시리즈의 두번째 책으로, 한 주제를 놓고 치열하게 써 내려간 보기 드문 산문의 전경을 보여 준다. 이 책에서 고종석은 한글 자모 스물네 자를 따라 여행을 떠난다.

두어해 전에 이름을 지어달라는 부탁을 받았다. 해외에서 자동차 디자인을 공부하고 있는 사람이었는데 푸조에 제출할 과제 때문이었다. 픽업트럭을 디자인했는데 그 이름을 우리말로 짓고 싶다고 했다. 그래서 '수레'라는 이름을 붙여줬다. 짐도 싣고 사람도 싣고, 뭔가 굴러가는 느낌도 있기 때문이었다. 그 이름이 진짜 쓰였는지, 과제가 채택이 되었는지는 모르겠으나 그는 그 이름을 참 마음에 들어 했다.

수레. 우리가 일상에서 자주 쓰는 말이다. 그래서 우리나라에서는 브랜드로서의 가치가 별로 없다. 하지만 다른 나라에서는 다르다. 승용차 이름이기도 한 '체어맨'과 그것의 우리말인 '회장님'의 차이를 생각해보면 알 수 있다. 두 낱말의 뜻은 같지만 뉘앙스가 다르고 친근감이 다르다. 체어맨이 낯설어서 이색적이라면 회장님은 낯익어서 진부하다. 그런데 낯익기만 한 것 같은 우리말도 한 꺼풀 벗겨보면 새롭고 신선하다.

한창 영어 공부를 하다 머리를 식히려고 펴든 책이어서 더 그랬는지 모른다. 일단 책장을 넘기면 두 줄짜리 머리말과 ㄱ부터 ㅎ, 그리고 ㅏ부터 ㅣ까지 한글의 닿소리 홀소리만 나열되어 있는 차례가 더더욱 그런 느낌을 부채질한다. 각 장에 보기로 나온 수많은 낱말들을 소리 내어 읽는 재미가 쏠쏠하다.

이 책에서 '언문'을 설명하기 위해 나오는 자음접변이나 선행모음, 격조사, 구개음화 따위의 문법용어들이 익숙하지 않은 것은 당연하다. 우리글을 따로 공부해 본 적이 없기 때문이다. 학교에서 배우긴 배웠겠지만 몰라도 충분히 잘 쓴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기억에 남아있지는 않을 것이다. 영어 문법이라면 아마도 잘 알고 있겠지만.

그래서 우리글에 대한 나의 나태함, 자만심, 무관심 이 모두가 이 책 앞에서는 무너져버린다. 내가 알고 있던 게 별거 아니었고, 내가 하찮게 여겼던 것이 전혀 하찮지 않았고, 내가 외면했던 것들을 더 이상 외면할 수 없었다. 나 또한 글쓴이와 마찬가지로 모국어의 감옥에 갇혀버리고 만 것이다. 그렇게 기역, 니은, 디귿, ... 나아가다가 리을에서 멈추고 말았다. 리을, 리을, 리을, ... 한글의 닿소리 가운데 ㄹ만이 ㄹ로 시작하는 독립된 토박이말이 없다. 그래서 우리가 아는 ㄹ로 시작하는 말은 모두 외래어다. 그게 참 신기하기도 하고, 기역에서 디귿으로 오는 동안 좀 지루했기 때문에 리을에서 멈춰버렸다.

글쓴이가 그러길 ㄹ의 본성은 흐름이다. 흐르고 흐르는 게 ㄹ이다. 비록 ㄹ로 시작하는 말은 없을지라도 ㄹ을 포함하는 많은 말들이 그 본성을 지니고 있다. 나는 걸어 다니는 사람이고, 눈물을 흘리며 눈시울을 적시고, 쌀밥과 나물을 먹고, 거울을 보며 얼굴을 가꾸고, 신발을 신고 자갈을 밟는다. 그러니 나도 ㄹ을 타고 흐른다고 할 수 있지 않을까. 픽업트럭 수레에도 ㄹ이 있다. 사람들이 그 수레를 타면 ㄹ이라는 바퀴를 타고 정처 없이 흘러가게 될까.
2006/10/08 02:02 2006/10/08 02:02

펭도

2006/10/08 02:12
뭐야 알라딘에서 이 책 품절이네-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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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재

2006/10/20 13:24
회계감사를 읽고 서평을 써보아요.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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펭도

2006/10/24 17:30
윤재/ 애뉴얼리포트 서평은 써볼 생각이 있다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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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 쓴 날짜 :
2006/10/08 01:38

서평을 쓰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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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은 읽으면 그걸로 끝이었다
독후감은 너무 부담되어서 싫었고 - 어릴적에 독후감을 써야만 용돈을 받았다
제대로 써본 건 대입 자기소개서에 쓴 게 처음이었다 - 감명깊게 읽은 책에 대해 쓰는 칸이 있었다
그러다가 "나는 이렇게 읽었다"가 나를 자극했다 - 한겨레 책과지성 섹션 18.0도에 있는, 독자 참여 코너
두 가지를 썼고, 그 중 하나를 보냈지만 실리지 않았다
하지만 계속 쓸거다
신문에 실리는 거고, 경쟁을 해야 하니 잘 쓸 수밖에 없다
그러니 글쓰기 실력이 쑥쑥 늘어난다
그리고 알라딘의 TTB. 또다시 나를 자극했다 - Thanks To Blogger. 블로그 수익 프로그램
앞으로 좋은 책은 꼭 읽고난 다음 서평을 쓰겠다. 블로그에.
물론 18도에도 계속 보낼거다
18도에 보낼 글과 여기에 쓸 글을 조금 다를 수밖에 없다
여기엔 최대한 그 책을 사고 싶은 마음이 들도록 써야겠고
18도에는 편집자 눈에 들도록 써야 하겠지
우선 18도용으로 썼던 두 가지를 공개한다
2006/10/08 01:38 2006/10/08 0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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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 쓴 날짜 :
2006/06/25 13:44

브랜드제국 P&G

이 글의 갈래 : 책과 나의 경계 이 글의 태그 : , ,
브랜드 제국 P&G (데이비스 다이어 외 지음, 권오열 옮김)
1837년 두 사람으로 시작한 비누 및 양초 제조회사가 어떻게 전 세계 80여 개국에서 직원 10만 명 이상을 거느린 400억 달러 규모의 거대 브랜드 제국, P&G로 성장할 수 있었는지, 그 168년간의 성공 스토리를 그리고 있다.

사 놓고 1년만에 읽은 책이다. 1년 내내 읽은 건 아니고 도중에 몇 달간 책 자체를 아예 안 읽었던 적이 있었기 때문이다. 더 정확히 하면 절반은 2달쯤, 나머지 절반은 3일이 걸렸다. 그만큼 앞부분은 지루하고 뒷부분은 흥미진진하다
P&G에 대한 역사책이긴 하지만 여러모로 유익한 책이다. 나에겐 브랜드자산을 어떻게 관리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을 안겨줬다. 나처럼 브랜드에 관심있는 사람에게는 물론이고 생산관리를 전공하는 경영학도나 생활용품 기업에 취직하고 싶어하는 화공학도에게도 읽어볼 만한 가치가 있다
P&G의 탄생에서 가장 최근까지의 내용이 담겨있는데, 질레트를 인수하기 전에 나온 책이어서 그 내용이 빠져있는 게 아쉽다
P&G가 질레트를 가지고 과연 무엇을 할 것인가. HUGO BOSS와 함께 프리미엄 면도기를 출시할 수도 있겠고(왜 날면도기는 만원짜리밖에 없는지 늘 궁금했다) 크레스트와 오랄B의 결합도 예상해볼 수 있겠다
질레트 하니까 생각난건데, 월드컵 경기를 보면 질레트가 스폰서쉽을 다양하게 활용하고 있다는 걸 알 수 있다. 한국-프랑스의 경기에서는 Gillette 브랜드로 광고를 했고, 일본-크로아티아 경기에서는 Braun 브랜드로, 또 다른 경기에서는 DURACELL 브랜드로 광고를 했다. 다른 스폰서들이 한 가지 광고만 고집하는 것과 분명 차이가 있다(현대자동차가 체코 경기라고 기아 브랜드로 광고하지 않는다.)
다시 P&G로 돌아와서. 그 동안 내가 궁금했던 게 같은 시장에 여러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을 때 각각의 포지셔닝을 어떻게 하느냐였는데 이 책을 읽고 어느 정도 해답을 구한 것 같다(P&G는 샴푸시장에서 팬틴과 비달사순, 헤드앤숄더를 보유하고 있다)
한 가지 의문인 건 왜 Ivory를 유니레버의 Dove같이 키우지 않느냐는 것이다. 도브도 비누로 시작해서 헤어케어와 바디케어까지 진출하지 않았는가

2006/06/25 13:44 2006/06/25 1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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